애플와치, 살만한가?

지난주 금요일날 샀습니다. 아니 전날 주문하고 그날 택배로 받았습니다. 익일 배송 오오

그래서 차고 다닌지 일주일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씁니다.

애플와치 사용기? 개봉기? 같은거는 별로 안 궁금하잖아요.

저도 그렇고 대부분 분들이 그래서 쓸만해? 아니 살만해? 가 가장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관점에서 정리해봤습니다.

1. 가격

저렴한 스포츠 모델(알루미늄 본체, 실리콘 줄, 흠집에 조금 약하다는 유리)의 40만원대부터 일반 모델 (스테인레스 본체, 가죽/금속 등 다양한 줄, 흠집에 조금 더 강하다는 유리)의 60만원대 ~ 130만원대까지 있습니다. 1000만원이 넘어가는 에디션 모델도 있구요.

애플의 정책이 어떻게 앞으로 펼쳐질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애플와치도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과 마찬가지로 1~2년에 한번씩 신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애플와치 구매자들도 평균 2년에 한번씩은 시계를 갈아타게 될 것이구요. 그렇게 봤을때 약 100만원 가까이 하는 아이폰을 2년에 한번씩 새로 살 수 있을 정도의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라면, 최소한 스포츠 모델의 40만원대라고 하는 가격은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애플은 판단한 것 같아요.

그보다 비싼 모델들은 기존에 고가의 시계를 차고 다니던 분들을 위한 솔루션 같습니다. 애플와치가 아무리 기능적으로 좋아도 차고 있는 시계보다 싼티?가 나면 구입하기 꺼려질테니까요.

2.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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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mm 짜리를 남자 손목에 찼을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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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mm 버전을 여자 손목에 찼을때 크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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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손목에 42mm, 38mm를 모두 찼을때 크기 비교 입니다.

남자 손목에 42mm, 38mm를 모두 찼을때 크기 비교 입니다.
남자 손목에 42mm, 38mm를 모두 찼을때 크기 비교 입니다.
42mm짜리와 38mm짜리가 있습니다. 애플 홈피에 따로 명시는 안되어 있지만 38mm는 여자용, 42mm는 남자용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여자분들은 38mm짜리를, 남자분들은 42mm짜리를 찼을때 손목의 굵기 대비해서 어울릴 거에요. 물론 글씨가 좀 더 크게 나오는게 좋다고 하는 여자분이 42mm를 하거나 좀 더 작은 시계를 찾는 남자분이 38mm를 한다고 해서 그리 이상해보이진 않을 것 같아요.

3. 용도

3.1 노티피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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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와치 캡쳐화면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이렇게 노티가 됩니다.

요즘은 집에 PC가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PC가 화면도 넓고 본격적으로 쓰기에 편하긴 하지만 책상 앞에 정식으로 앉아서 보기가 번거로운거죠. 스마트폰은 식탁에서도 소파에 앉아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봅니다. 그러니까 PC에 사용자 사이에 뭔가 하나가 빈 부분이 있었다는거죠. 애플은 또 스마트폰과 사용자 사이에 뭔가 하나가 더 들어갈 구석이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옷 주머니나 가방에서 핸폰을 꺼내서 확인해야 하는 과정에는 뭔가 번거로움이 있다는거에요.

예를 들면 회의 중에, 또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띠리링 띠리링 벨소리가 나거나 까똑까똑 메시지 소리가 나거나 우웅~ 우웅~ 하는 진동 소리에 당황해 하면서 핸폰을 어느주머니에 넣었나, 가방 어디 구석에 박혀 있나 뒤진다던지, 또는 무음이나 진동으로 해서 중요한 전화나 메시지를 못 받는다던지 하는 경우를 누구나 몇 번씩 경험했을거에요.

애플와치의 경우에는 늘 몸에 붙어 있는 것이니까 중요한걸 놓칠일도 없고, 다른 사람들한테 폐 끼칠 필요도 없이, 알릴 것이 있을때 조용히 손목을 톡톡(핸드폰 진동이랑은 달라요. 말그대로 톡톡)하고 두드립니다. 회의 중에 핸폰을 들여다보는 것 처럼 실례할 필요 없이 잠깐 그냥 시계 보듯이 내용을 힐끗 확인하면 됩니다.

답변도 일일히 입력 안하고, 미리 정해진 것들 중에서 골라서 얼른 보낼 수 있어요. 좋아, 알았어, 이따 연락할께 등으로요.

3.2 활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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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활동양을 3개의 동심원 형태로 표시해줍니다. 일별, 주별, 월별로 일목요연하게 운동량을 측정해주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아이폰에서 본 화면입니다.

위에 노티 기능만으로는 사람들이 늘 시계를 차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안할 것 같아요. 근데 안차고 다니다 보면 안쓰는 장비가 되는거죠. 늘 차게 다니라고 꼬시는 기능으로 활동 추적기능을 넣은게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계가 매일 활동으로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운동은 몇 분이나 했는지, 몇 킬로나 걸었는지 매일 기록하고 목표를 달성하라고 꼬시면 안 차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시계를 깜빡하고 안 차고 걸으면 기록에 안 남은 그 걸은 거리가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거든요.

3.3 앱

앞으로 다양한 애플와치용 킬러앱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WatchOS의 API도 충실하지 않아서 애플와치를 다양하게 활용할만한 앱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환경 같습니다. 아이폰용 iOS도 처음 나왔을때 그랬거든요. 그래서 현재 나와 있는 앱들은 거의 대부분 아이폰용 앱을 위한 노티 정도의 서브 기능들 정도입니다. 앞으로 애플와치를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생각치도 못했던 유용한 방법으로 활용하게 해 줄 앱들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4. 총평 그래서 사라고 말라고

아직 일주일 밖에 안 차고 다녀본 경험으로 사라 말라 얘기하긴 이릅니다만,

1. Fitbit이나 withings 같은 운동 모니터링 장비를 쓰고 계시거나 쓰려고 하시던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거의 그것들의 기능 플러스 알파 입니다.

2. 음악 들으면서 조깅하시는분께는 딱 입니다. 아이폰 안들고 나가도 운동량 체크가 되고 애플와치에 음악을 담아서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달릴 수 있습니다.

3. 시계를 안차고 다녔는데 궁금한데 이번에 한번 차볼까? 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4. 삼성 등 타회사 스마트와치는 다른 사람이 차고 있는거 슬쩍 본 적 밖에 없습니다. 저는 비교 못합니다.

5.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보다는 외근이 잦고 회의를 자주하시는 분들, 일정관리와 알람이 중요하신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6.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처럼 이것저것 들여다보고 놀게 별로 없습니다. 장난감으로는 비추입니다.

7. 아이폰이 없는 분은 사시면 안됩니다. 아이패드만 있어도 안됩니다. 아이폰하고만 연동이 가능하고 꼭 연동해야 합니다. 꼭 아이폰이랑 같이 들고다녀야 하는건 아니지만 제한적인 기능만 쓸 수 있습니다.

8. 배터리는 만 24시간 남짓 가는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직전에 풀러서 충전걸고, 다음날 일어나서 시계 차고 하루 활동 시작. 이 권장하는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간밤에 충전 안하고 잤으면 아뿔싸! 현재 애플와치가 조금 두꺼운 편인데, 감당가능한 두께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배터리양의 타협점을 찾은 두께 같습니다. 향후 버전에서는 조금씩 얇아지겠죠.

5. 기타 기술 잡설

무선 네트워크는 WiFi, Bluetooth, NFC를 지원합니다. 당연히 배터리를 엄청 먹는 GPS나 LTE/3G 등은 없구요. 아이폰에 설정되어 있는 WiFi 세팅을 그대로 가져다가 쓰는거 같아요. 아이폰이 꺼져 있어도 WiFi가 있으면 메시지 앱등은 작동합니다. GPS가 없어서 그런지 운동 앱을 실행시키면 처음 한번은 꼭 아이폰이랑 같이 갖고 나가라고 합니다. 아마 보폭을 계산하려고 그러는거 같아요. 아이폰의 GPS를 이용해서 이동거리랑 애플와치의 가속도 센서로 몇 보를 걸었는지 계산해서 체크하는 거 같습니다.

사셔서 득을 보실분은 꼭 사시고, 사서 후회 하실 분은 안 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프로토타입 개발의 중요성

프로그램을 개발할때 아무리 기획 문서를 잘쓰고,

화면 스케치를 잘 하고

파워포인트나 비지오에 열심히 스토리보드를 만들어봤자

그때의 그 느낌이랑

실제 프로그램이랑은 많은 차이가 난다.

단지 비즈니스로직을 구현만 하는 프로그램이면야 그게 큰 차이가 없겠지만,,,

요즘처럼 UI를 중요시 하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중요한 이슈가 된다.

그래서 다시,

기획문서를 잘 쓰고, 화면 스케치를 잘하고, 스토리보드를 열심히 그리는 것보다

바로 프로토타입으로 들어가는게 낫다.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 수 있는 도구와 환경을 잘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다.

※※ 2010년 12월 7일 추가

참고 자료 : 화면 설계 프로그램들

발사믹 http://balsamiq.com/, 한글로 된 소개 블로그 글
네이버 디자인 스튜디오 http://dev.naver.com/projects/dstudio

iPhone과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

아이폰 쓰고 계십니까? 그럼 아이폰 유료 앱은 몇개 정도 사보셨습니까?

그럼 일반PC용 프로그램은 돈주고 사본적 있으십니까?

애플은 Windows vs. MacOS라고 하는 근 20년간 지속되고 있는 지긋지긋한 그다지 승산없는 게임에서 빗겨나서 새로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의 시장에 (애플입장에서 보면 경쟁자라고는 다소 엉성한 Windows Mobile 정도 밖에 없던 무주공산에) 진출하면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을 AppStore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습니다.

불법복제 등 몇가지 이유로 인해 사실상 붕괴되어 있던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음.. 아래한글, MS Office, PhotoShop, 알집 정도가 떠오르네요. 그나마 개인 사용자들의 구매보다는 기업 구매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시장을 iPhoneOS라는 새로운 플랫폼 위에 AppStore라는 이름으로 근사하게 다시 세운겁니다. 애플의 폐쇄된 플랫폼을 통한 불법복제 차단, 애플의 심사시스템을 통한 악성소프트웨어 유통 방지, 7:3 이익쉐어구조, 앱들간 경쟁 구조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죠.

소비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모두 iPhone에 열광하는 것은 스마트폰용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열었다는데 있습니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양질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개발자는 소프트웨어만 잘 만들면 불법복제나 유통, 홍보, 마케팅 등의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거죠.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 붕괴로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기업용소프트웨어나 온라인게임으로 방향을 돌리고 개인용 시장의 붕괴를 아쉬워만 하고 있을때 애플처럼 나선 업체가 왜 그동안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PC용 운영체제 플랫폼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애플 입장에서는 그 전에 iTunes Store를 통해 MP3에 의해 붕괴되고 있던 음반시장을 재형성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 요지는 iPhone의 핵심키워드는 “모바일”이 아니고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Windows에 밀리고 있는 일반 PC시장 대신에 무주공산인 스마트폰시장을 빌렸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애플의 그 다음 행보는 뭘까요? 이미 답은 다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시장을 계속 창출하는 것입니다. 음반시장,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이어 eBook시장까지 이미 열었구요. iAd라고 명명한 모바일 온라인 광고시장, 온라인티켓팅시장까지 앞으로 열 수 있는 시장을 계속 찾아 만들어 나갈 듯 합니다.

또 하나는 플랫폼의 확장입니다. 이미 iPhone에 이어 iPad라는 이름으로 좀 더 큰 화면, 좀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로 무장한 장비를 출시했죠. 제 생각에는 앞으로 노트북, 데스크탑, 서버시장까지 지금의 여세를 몰아 애플은 플랫폼을 계속 확장시켜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기존의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이 결여된) MacOS를 재해석을 하겠죠. 모든 거래 가능한 컨텐츠가 최종 소비되는 (iPhone, iPad 대비) 가장 파워풀한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의 운영체제로써요. 그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MacOS와는 다르게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