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과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

아이폰 쓰고 계십니까? 그럼 아이폰 유료 앱은 몇개 정도 사보셨습니까?

그럼 일반PC용 프로그램은 돈주고 사본적 있으십니까?

애플은 Windows vs. MacOS라고 하는 근 20년간 지속되고 있는 지긋지긋한 그다지 승산없는 게임에서 빗겨나서 새로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의 시장에 (애플입장에서 보면 경쟁자라고는 다소 엉성한 Windows Mobile 정도 밖에 없던 무주공산에) 진출하면서 일반 소비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을 AppStore라는 이름으로 선보였습니다.

불법복제 등 몇가지 이유로 인해 사실상 붕괴되어 있던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음.. 아래한글, MS Office, PhotoShop, 알집 정도가 떠오르네요. 그나마 개인 사용자들의 구매보다는 기업 구매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시장을 iPhoneOS라는 새로운 플랫폼 위에 AppStore라는 이름으로 근사하게 다시 세운겁니다. 애플의 폐쇄된 플랫폼을 통한 불법복제 차단, 애플의 심사시스템을 통한 악성소프트웨어 유통 방지, 7:3 이익쉐어구조, 앱들간 경쟁 구조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죠.

소비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모두 iPhone에 열광하는 것은 스마트폰용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열었다는데 있습니다. 소비자는 저렴하고 양질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개발자는 소프트웨어만 잘 만들면 불법복제나 유통, 홍보, 마케팅 등의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거죠.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 붕괴로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기업용소프트웨어나 온라인게임으로 방향을 돌리고 개인용 시장의 붕괴를 아쉬워만 하고 있을때 애플처럼 나선 업체가 왜 그동안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PC용 운영체제 플랫폼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애플 입장에서는 그 전에 iTunes Store를 통해 MP3에 의해 붕괴되고 있던 음반시장을 재형성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 요지는 iPhone의 핵심키워드는 “모바일”이 아니고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Windows에 밀리고 있는 일반 PC시장 대신에 무주공산인 스마트폰시장을 빌렸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애플의 그 다음 행보는 뭘까요? 이미 답은 다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시장을 계속 창출하는 것입니다. 음반시장, 개인사용자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이어 eBook시장까지 이미 열었구요. iAd라고 명명한 모바일 온라인 광고시장, 온라인티켓팅시장까지 앞으로 열 수 있는 시장을 계속 찾아 만들어 나갈 듯 합니다.

또 하나는 플랫폼의 확장입니다. 이미 iPhone에 이어 iPad라는 이름으로 좀 더 큰 화면, 좀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로 무장한 장비를 출시했죠. 제 생각에는 앞으로 노트북, 데스크탑, 서버시장까지 지금의 여세를 몰아 애플은 플랫폼을 계속 확장시켜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기존의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이 결여된) MacOS를 재해석을 하겠죠. 모든 거래 가능한 컨텐츠가 최종 소비되는 (iPhone, iPad 대비) 가장 파워풀한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의 운영체제로써요. 그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MacOS와는 다르게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