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의 성격과 탑승 자세

오토바이는 네바퀴 자동차에 비해서 탑승 자세가 참 다양합니다. 자동차는 스포츠카나 SUV나 세단이나 탑승 높이 정도만 변하고 나머지는 운전자의 체형에 맞춰서 웬만큼은 다 조정이 가능한 반면에 오토바이는 그 성격에 따라 탑승 자세가 많이 다르고, 또한 바꿀 수 있는 폭도 제한적입니다. 또한 그 자세가 오토바이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하구요.

지금 타고 있는 두카티 몬스터는 분류로 따지면 네이키드(네바퀴 차로 치면 스포티 쿠페정도?)이고, 제 키와 인심(inseam) 기준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탑승 자세가 나옵니다.

상체가 약 30도 정도 앞으로 숙여야 하는 전경자세인거죠. 이런 자세의 장점은 급가속을 해도 몸이 뒤로 쏠리지 않아서 안정적이구요. 고속에서 상체가 바람을 덜 맞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으로 주행할때는 상체를 더 낮춥니다.

50도까지 낮추면 이런 자세가 되네요. 그럼 공기저항이 줄어서 좀 더 편합니다.

그리고 두카티 몬스터는 앞쪽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기본 자세로 있어도 상대적으로 고개가 꽤 앞으로 나가서 주행중에 오토바이 차체가 시야에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고개를 조금 숙여야 백미러랑 계기반 정도만 보여요. 그러다보니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혼자 저공비행으로 날고 있다(수퍼맨?) 라는 오묘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앞에 아무것도 없어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상체를 계속 숙이고 있어야 하니 오래타면 허리가 아픕니다. 자전거도 마찬가지지만 허리의 힘으로 앞으로 기울인 상체를 버텨야 합니다. 팔로 버티면 안돼요. 오토바이와 자전거는 셀프 스티어링이라고 앞으로 가고 있을땐 앞바퀴가 스스로 차체의 중심을 잡는 방향으로 돌아가게 돼있는데, 핸들에 체중을 걸어버리면 스스로 돌아가려는 힘을 막아버려서 위험합니다. 체중을 걸지말고 살포시 잡고 있어야 해요.

어차피 저는 장거리를 탈 생각은 없으니 그거까진 괜찮은데 텐덤에 쥐약입니다. 몬스터로 무슨 텐덤이냐 할 수도 있지만 단거리는 그래도 탈만할 줄 알았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텐덤을 하면 위 그림처럼 뒷사람도 전경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가속시 몸을 받쳐줄 등받이나 탑박스가 없으니까 뒷사람은 앞사람을 뒤에서 안듯이 잡아야 합니다. 앞사람을 잡으려면 앞사람보다 더 전경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뒷 자리 시트가 더 높으니까 한참 더 앞으로 숙여야죠. 그럼 앞사람등으로 뒷사람의 무게가 실리게 되어 앞사람은 더 힘들어집니다.

스포티 쿠페들이 뒷자리가 있긴 하지만, 뒷자리에 누굴 태우면 욕먹는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몬스터에서 탠덤은 포기하고 그냥 경량화나 한다고 생각하고 뒷자리용 발 받침까지 다 제거해버렸습니다. 탠덤을 고려하려면 일단 운전자 자세에 전경이 들어가면 안되겠더군요.

그럼 다른 오토바이들은 자세가 어떻게 나오는지 볼까요?

두카티의 수퍼바이크(네바퀴 차로 치면 스포츠카, 레이싱카)인 899 파니갈레 입니다.


기본자세도 확실히 네이키드인 제 몬스터보다 전경이 더 들어갑니다. 거의 45도네요. 트랙에서 달리는 것에 특화돼있는 오토바이이다보니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아예 상체를 확 숙여서 기대게 연료탱크가 높게 올라와 있습니다. 어차피 뒷자리에 누굴 태우는 오토바이는 아니니까요.

이렇게 연료탱크에 상체를 기댈 수 있습니다.

다음은 편하고 럭셔리한 오토바이의 대명사 혼다 골드윙입니다.

확실히 전경이 0도이네요. 그냥 그림만 봐도 둘다 편해보입니다. 그리고 계기반과 앞바퀴가 운전자 위치에서 상당히 앞쪽 멀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몬스터처럼 그런 수퍼맨 느낌(?)은 안 날 것 같네요. 시야가 자동차랑 비슷하겠지요.

아래는 골드윙의 경쟁모델인 BMW의 K1600GTL입니다. 마찬가지 자세입니다. 뒷자리가 골드윙에 비해 조금 높네요. 뒷자리가 높아지면 뒷사람은 전방시야가 좋아집니다. 하지만 오토바이의 무게중심이 높아져서 정차시나 저속주행시에 운전자에게 조금 부담됩니다.

편한 맥시스쿠터의 대명사 스즈키 버그만 650도 비슷합니다.


버그만 답게 앞 뒤 간격이 참 넓습니다. 너무 넓어서 뒷자리에서 등받이에 기대면 앞사람을 잡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오히려 불편하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이 그림에는 등받이가 없는데, 국내 수입되는 버그만650은 뒷자리 등받이가 장착되어 나옵니다. 그대신 앞뒤자리 사이에 간격이 생기면 헬멧끼리 서로 부딪힐 확률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겠네요.

보는김에 할리데이비슨도 함 볼까요?

전경은 10도 정도니까 큰 부담은 없을 것 같구요. 이런 오토바이의 특성상 기본적으로 안장이 아주 낮기 때문에 스쿠터가 아님에도 시트 밑에 다리를 둘 곳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운동성으로 따지면 시트에서 수직으로 밑에 쪽에 발이 있어야 오토바이를 눞하거나 세우기에 좋지만 장거리를 편하게 가기에는 이런 책상 의자에 앉은 자세가 더 낫다고 합니다. 근데 전 적응이 좀 안되더군요.

아래는 비슷한 미국의 인디언 스카우트입니다.


이 오토바이는 안장이 더 낮아지고 발은 앞으로 쭉 뻗는 스타일입니다. 마초 냄새가 많이 풍깁니다.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덩치가 좀 있는 분들이 느긋하게 타기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음. 잠시 얘기가 다른데로 샜는데, 두카티 몬스터는 참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라 재미있게 타고 있는데요. 텐덤하기에는 참 적당치 않은 오토바이입니다. 그래서 텐덤하기 좋은 오토바이가 어떤 걸까, 오토바이 탑승 자세에 따라 알아보다가 정리를 해봤네요. 텐덤용 오토바이가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오토바이도 1년에 1,000킬로 밖에 못타는데 오토바이를 한 대 더 사는건 어불성설 같구요.

위의 그림들은 http://cycle-ergo.com 사이트를 통해서 얻은 것입니다. 자신의 키와 인심을 입력하고 오토바이를 고르면 어떤 자세가 되는지 나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씩 해보세요. 인심 길이 측정법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많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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